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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알고리즘#백준

백준이 사라졌다

· 조회 28

acmicpc.net에 들어가면 이제 이 문구가 뜬다.

백준 종료 화면

2026년 4월 28일. 2010년부터 16년간 운영된 백준 온라인 저지가 문을 닫았다.

뒷북이지만, 남들이 쓰길래 나도 쓴다. 추억도 있고.


나는 알고리즘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못하는 편에 가깝다. 코딩테스트 탈락도 수십 번은 했다.

백준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대회에 열심히 나가거나 그런 것도 없었다. 그냥 있었다. 옆에.

처음 문제를 푼 건 2022년이었다. A+B, A-B 두 개 풀고 말았다.

solved.ac 티어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 건 SSAFY에 들어가고 나서였다. 알고리즘을 매일 풀기 시작했다. 많이 푸는 날은 10문제, 20문제도 풀었다. 잘 풀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게 루틴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 문제 열고, 틀리고, 다시 보고, 맞추고.

2학기 때는 바킹독 유튜브를 따라가면서 주제별로 파고들었다. BFS만 해도 예전엔 바이러스 같은 기본 문제만 풀었는데, 불, 불!, 연구소, 나이트, 말이 되고픈 원숭이... 응용이 붙을수록 풀리는 게 신기했다. LinkedList도 그랬다. 원래는 그냥 라이브러리 쓰면 됐는데, prev, data, next를 직접 구현해서 제출했더니 Java 기준 속도 3등을 찍었다. 별것도 아닌 순위였는데 괜히 뿌듯했다. 그때 처음으로 "나 뭔가 좀 되는 것 같은데?" 싶은 느낌이 왔다.

그래도 벽은 분명히 있었다. 스택 주제에서 하노이 탑을 못 풀고 있을 때, 같은 반 애들이 "아 나 이렇게 풀었어", "나는 이렇게" 하는 걸 보면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나중에 풀고 나면 다 당연해 보이는데, 그 순간엔 도저히 실마리가 안 잡혔다. 플레티넘 문제도 몇 개 건드려봤지만 많이는 못 풀었다. 내가 부족해서였겠지, 라고 이제는 생각한다.

그냥 그랬다. 잘하지는 못했다.


백준에 익숙해지고 나서 프로그래머스 문제를 처음 풀었을 때 이상하게 어색했다.

입력을 안 받아도 된다는 게.

백준은 Scanner로 입력받는 것부터 시작이었는데, 프로그래머스는 함수 인자로 바로 들어온다. 편한데 뭔가 손이 허전했다. 별 것도 아닌데 그게 기억에 남는다.

SSAFY 초창기에 같이 로봇 퀘스트 하던 깐부 Jungx2Dangx2 형님이 코드에 BufferedReader 쓰는 걸 봤다. 그게 뭔지도 몰랐다. Scanner보다 훨씬 빠르다는데, 저걸 쓸 줄 아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진짜 멋있었다. 그때도 벽을 느꼈다.

공채 시즌이 되면 프로그래머스 레벨 1~3 달리기를 해왔다. 시험 일정 잡히면 그때부터 며칠 몰아치고.

그렇게 생각해보면 백준에다가 프로그래머스, 삼성 SWEA, 현대 소프티어까지 다 합치면 800문제는 넘게 풀었을 것 같다. 근데 왜 이렇게 못하지. 스스로가 좀 이해가 안 된다.

다시 해야지, 싶기도 하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대단한 추모를 쓰고 싶은 건 아니다. 대단하게 활용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냥 2021년에 두 문제 풀었던 계정이, 어느 날부터 매일 접속하는 사이트가 됐다가, 이제는 들어가면 감사 인사만 뜨는 페이지가 됐다.

그 정도면 충분히 고마운 사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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